[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의 임상의학의 역작『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이 시대 영향력 있는 신경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였던 올리버 색슨, 그의 타계 1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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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너무 과한 것 같아요.
너무도 활기차고, 힘도 넘쳐요.
너무도... 열병에 걸린 것 같은 에너지, 그러니까 뭔가 병적인 특출함이라고 할까요."
'위험하리만치 좋은 몸 상태'와 '병적인 특출함', 그것은 기만적인 행복감이다.
그 밑에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그것은 과잉이 놓은 무시무시한 함정이다.
그것은 자연이 놓은 함정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놓은 함정일 수도 있다.
전자는 도취로 인한 일종의 이상증세로 나타나고, 후자는 흥분에 대한 광적인 탐닉으로 나타난다.
올리버 색스는 유명한 신경학자입니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책을 읽어도 따듯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글은 냉청한 이과, 라는 저의 고정관념을 깨뜨립니다.
신경학자라는 게 뭔지 저는 잘 몰랐습니다. 단순 외과 의사, 같은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신경학자, 의사들이 하는 일은 뭔가 움직이는 근육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정신과 같은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점차 신경학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한 줄 평은? 신경학자라고 해서 어렵게 쓰지 않았어요. 진짜 재밌는 사례집 같은 책
신경이 다친다, 라는 게 막연히 움직이는 데에 불편함을 준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하지만 생각보다 신경은 우리의 뇌를 많이 주관하고 있습니다.이 책은 꽤 오래된 책이라 현재의 증상들이나 밝혀진 것들과는 많이 다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같은 사람이듯,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제가 읽은 책의 커버는 아래 그림인데, 작가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새로 출판된 책입니다.
사실, 책 제목만 놓고 보면 소설책 같습니다.저도 제목을 수도 없이 들어서 단순 유명한 소설책 정도로 생각했습니다.소설이 아니라 어떤 학자가 쓴 과학계열 책이라더라, 를 알게 된 뒤에도 제목은 은유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실제 책 속의 환자는 일상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으나, 물건을 인지하는 기능이 망가져 실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고, 발을 잊어 신발을 신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이게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으나, 작가의 설명을 읽다 보면 아,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찾아보니 '임상 의학서'라고 하는데, 솔직히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어입니다.임상, 이 나오는 순간 거부감이 드는 문과생에게도 어렵지 않은 책입니다. 작가는 사실 글쓰기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었던 걸까요.의학 중심으로 자신이 발견한 어떤 현상, 문제를 예를 들어가며 썼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느낌으로만 치면 동네 가게 주인이 오늘 만난 손님들의 사연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일기 내용, 정도의 무게로 느껴집니다.그만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책입니다.만약 자신이 얼마나 많고 독특한 환자들을 만났었는지 나열하고 자랑하고자 하는 책이었다면 절대 이렇게 읽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 중 하나는 위 이미지에 적어놓은 글입니다.쉽게 말해서 할머니의 신경이 성병에 감염되었는데, 할머니는 고통스럽기는커녕, 회춘한 듯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그래서 그녀는 이것을 치료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사실, 그 정도로 나이가 들지 않아서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어느 정도 가늠하자면, 이미 웬만한 자극에는 당황하지 않을 정도로 무뎌진 그녀가 다시 청춘 같은 설렘과 떨림을 되찾았다는 것에 고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는 이 질병을 고쳐야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없애버릴 권리가 있는지 생각하는 모습 또한 단순 의사의 글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또 다른 환자는 자신의 다리를 다리로 인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다리, 죽은 다리를 내 다리에 붙여놨다며 소리를 지른 환자도 있습니다.환각이나 환청 같은 증상이 있는 환자였는데, 정신과적인 문제로 오는 환각 등과는 다른 신경학적인 문제로 오는 것을 구별하는 내용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사례만 들어도 내용이 궁금하지 않나요?책이 꽤 두껍지만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게 잘 쓰여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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