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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잡식성/Y] 한자가 궁금한 당신에게 : 글자전쟁 - 김진명 (2019.05.09)

Jyevi 2021. 4.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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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 전쟁] 김진명    

 

글자전쟁

한반도의 핵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뚜렷한 문제의식과 첨예한 논증을 통해 우리 시대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 김진명이 이번엔 ‘한자(漢字)’ 속에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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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종잡을 수 없는 나긋나긋한 말투와 태도가 자신을 옭아매기 위한 수단이든 함정을 파려는 계략이든 상관없었다.

그저 자신이 겪었던 그간의 일과 깨달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다.

그는 최 검사에게 그간 도서관의 서고 속에서  3천 원 짜리 국수를 사 먹으면서도 행복했고, 넓고도 넓은 세상을 외면하고  오로지 돈과 쾌락이라는 너무 좁은 세상에만 탐닉하고 있던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반성을 거듭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김진명 작가님이야 워낙 유명하니 소개를 말하는 것도 길이가 아주 길게됩니다.김진명 작가님의 저서 중 제가 가장 처음 읽은 책은 '황태자비 납치사건'입니다. 고등학교 때 한창 판타지 소설에 빠져있었는데, 그런 판타지 소설인 줄 알고 (따지면 판타지 이긴 하지요. 픽션이긴 하니까) 집어 들었다가, 수업시간 내내 머릿속에 떠나 질 않아 애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뒷내용은 너무 궁금한데 집에 갈 시간이라 길에서 걸어가며 읽다가 사고가 날 뻔한 뒤로 부모님께 혼쭐이 나기도 했었습니다.그 뒤로, 도박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김진명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중간에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한 줄 평은?  김진명 작가의 책은 항상 한국을 사랑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국 사상가 '임어당'이 '한자는 당신들 동이족의 언어'라고 한 말이 뇌리 속에 박혀 있을 겁니다.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동이족 거라고?'라는 게 머리에 들어앉으며 소설이 진행됩니다.현재와 과거, 고대를 오가며 진행되는 소설은 김진명 작가 특유의 흡입력으로 글 안에 빨려 들어가게 만듭니다.이런 글을 쓰려면 자료조사를 도대체 얼마나 하는 걸까, 소설인데 소설이 아닌듯한 그의 글은 항상 마음속에 작은 불을 지피는 것 같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정의롭거나, 사명의식이 있는 사람이 아닌 똑똑한 머리로 한탕한 후 편안하게 살고 싶은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인물입니다.그런 인물이 우연찮게 한 소설가의 USB를 소유하게 되면서 점차 다른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그는 그 일을 파헤치고 위험을 겪으며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 갈등 등으로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게 됩니다.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또한 주인공과 같이 몰랐던 사실을 하나둘씩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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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어릴 적 역사시간을 싫어해서 (인물과 연도 외우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아는 것이 적다 보니 어른이 되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새롭게 공부하고자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과서가 좋으려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교과서는 옳지 않다, 일본의 잔재가 남은 교과서는 역사왜곡이다, 아무렴 교과서인데 그렇게 까지 다르겠느냐 등 여러 의견들이 분분해 감히 하나를 선택해 공부할 엄두조차 나지 않아 포기했었습니다.

괜히 잘못된 책으로 시작해 이상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싫었거나 혹은 무서웠습니다.

 

김진명 작가도 항상 그런 의견을 달고 다니는 작가입니다.

역사를 주로 다루는 소설을 쓰다 보니 너무 정치성향이 치우쳐있다, 민족사학을 포장한다, 친박이다 등의 부정적 의견이 항상 책 옆에 나란히 앉아있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모두 동의하는 것은 그의 글솜씨입니다.

김진명 작가 특유의 강인한 문체(뭔가, 이름 자체도 문체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저만인가요.)에서 오는 강력한 주장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줄거리와 숨 쉴 틈이 없는 전개, 책 한 권이 작게 느껴지는 속도감.

 

항상 그러하듯, 김진명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설 속 주인공이 사건을 겪고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알아가도록 하며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알립니다.

이번 책의 주인공이 한자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가 소설가의 USB로 인해 점점 개인적인 소망이었던 돈을 버리고 이 일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독자인 저도 한자? 중국 꺼 아니었나 라는 생각으로 있다가 점점 '그러고 보니 일본도 쓰고, 다른 나라들도 다 쓰는데 발음은 각각 다르게 쓰는 이 문자가 과연 중국 하나만의 것일까? 우리나라가 쓰는 한자는 우리 것, 일본이 쓰는 것은 일 본 것일까. 그럼 한자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와서 한자는 우리나라 것이니 돌려받자, 등의 생각을 하자는 생각은 물론 아닙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던지게 하는 것을 반기는 것입니다.

 

이런 소설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학교 다닐 때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A는 B다'라는 식의 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A가 B다 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사실 C라는 이야기도 있다' 정도의 교육을 받았더라면 우리는 자신이 더 흥미를 느끼는 의견을 찾아보고 수용하며 모든 것의 답이 정해져 있고 정도는 하나뿐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고 자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세상이 원하는 인재라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 이 되기 위해 이제 와서 노력하는 것보다, 학창 시절에 교과서 외에 다른 길이 있다,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추천하지만, 아직 청소년기인 학생들, 혹은 독서에 단련되지 않은 뉴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작가의 소설은 아무리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통해 쓰더라도 소설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 봤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책을 잘못 읽고 이상한 사상에 빠져드는 사람을 몇 본 저로서는 아무래도 추천에 주저함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너무 재밌어서 결국 추천하게 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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