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마리나 네이멧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4549497 춥고 어두운 새벽의 대기 속으로 스위스 항공사 여객기가 이륙했다. 곧 국경을 넘었다. 탑승한 여성들 대부분이 히잡을 벗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을 달래주는 듯한 엔진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혹시 천국에도 분실물 보관소가 있을까? 나는 이란에 너무 많은 것을 두고 왔다. 하나는 할머니의 작은 보석상자였다. 할머니는 구 안에 설탕을 넣어두어 항상 부엌 탁자에 두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선물한 황금색 보석상자. 할머니는 차에 설탕을 넣을 때마다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을 추억했으리라. 아라시의 플루트, 그가 사놓고도 결국 내게 전해주지 못한 목걸이. 그리고 ..